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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raphael9dec 2018. 1. 31. 13:06



일본 문학의 거장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그저 평범하게 태어난 아이가 세상과의 교류에 있어

"보여 주는 자신(내재적)"이 아닌 "보여지는 자신(배타적)"을 위해 노력하였고,

이에 자신의 삶의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고뇌하는 내용을 적나라한 표현으로 이야기 합니다.

쉽게 말해 어두운 자신을 감추기 위해 스스로 밝은 표정의 탈을 쓰게 됩니다.

책은 이야기 합니다. /책 41 page

 

 대가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관에 의해 아릅답게 창조하고, 혹은 추악한 것에 구토를 느끼면서도 그에 대한 흥미를 감추지 않고 표현하는 희열에 잠겼던 것입니다. 즉,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조금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원초적인 비법을 다케이치한테서 전수 받은 저는 예의 여자 손님들 몰래 조금씩 자화상 제작에 착수 했습니다.

제가 봐도 흠칫할 정도로 음산한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슴속에 꼭꼭 눌러서 감추고 감추었던 내 정체다. 겉으로는 명랑하게 웃으며 남들을 웃기고 있지만 사실 나는 이렇게 음산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지 하고 혼자 인정했지만 그 그림은 다케이치외에는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제 익살 밑바닥에 있는 음산함을 간파당하여 하루아침에 경계당하게 되는 것도 싫었고, 또 어쩌면 이것이 내 정체인 줄 모르고 또 다른 취향의 익살로 간주되어 웃음거리가 될지 모른다는 의구심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추어진 삶. 어쩌면 타인의 삶을 살고 있는 요조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그리고 보여지는 모습에 대한 고뇌가 결국 자신을 파멸의 길로 이끌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렇기에 술과 담배로 쾌락을 추구하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스스로 억누르게 되지요

책은 이야기 합니다. /책 53 page  

 

 그 당시 제 마음은 당원이 되고 체포되어서 평생을 형무소에서 보내게 된다 해도 상관없었습니다. 이 세상 인간들의 '삶'이라는 것을 두려워 하면서 매일 밤 잠 못 이루며 지옥에서 신음하기보다는 오히려 감옥 쪽이 편할지도 모른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며 형무소는 많은 고뇌를 의미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간세상에서의 삶이 요조에게는 마치 형무소와 같은 고통의 시간이기에 홀로 자신과 마주하는 감옥에서만이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 어쩌면 주체의식 자체를 빼앗겨버린 영혼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이렇다 보니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살기 위한 쾌락(술, 담배 / 유일하게 그가 느낄 수 있는 자유)에 빠져 모든 것을 탕진하게 되지요.

책은 이야기 합니다. / 책 67 page

 

일어서서 소매에서 지갑을 꺼내어 여니 동전 세 닢뿐. 수치심보다도 참담한 느낌이 엄습했고 금방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센유관의 내 방. 교복과 이불만이 남아 있을 뿐, 이제는 더 이상 전당포에 맡길 만한 것 하나 없는 황량한 방. 그 밖에는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이 잔무늬 옷과

망토 뿐. 이것이 내 현실인 것이다.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현실속의 자신과 이제는 타협의 순간을 갖습니다.

그저그런 적절함으로 자신을 포장하여 지내지만 현실은 그저 피폐해져 가는 인생이 되었고, 이제는 아무것도 갖은 것없는 젊은 청년으로 돌아온 것이죠. 그리고 그는 사랑을 배웁니다. 보잘 것 없는 자신마져도 좋게 바라보는 여자와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죠.

연애는 그를 성장시키지만, 그의 가면은 벗길 수 없었기에 사랑마져도 악순환의 고리가 되어 버립니다.(연애 부분은 책의 말미까지 고뇌를 담고 있는 부분이지만, 이 글을 보고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 드리기 위해 이 글에서는 빼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결국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쾌락에 몸을 맡기고 삶을 포기하게 됩니다.

처음에 만든 요조의 가면은 자신이 인간세상과 교류하기 위한 방법이였다면, 

후반부의 가면은 가면이라기보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기 위한 노력을 지칭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어렸을 적 웃는 얼굴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기에 계속해서 웃는 얼굴을 하며 세상과 교류했지만,

후반부의 요조는 웃을 수 없는 현실에서 웃어야 하는 현실(사람들과의 소통은 중요치 않고, 오직 자신의 웃어야 한다는 사상에 집중을 함)에 괴리감을 느끼며 자멸합니다. 

책은 이야기 합니다. / 책 131 page

 

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여기에 온 초여름쯤는 쇠창살이 끼워진 창에서 병원 마당의 작은 연못에 빨간 수련 꽃이 피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만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나 마당에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하자. 뜻밖에도 고향에서 큰형이 넙치와 함께 저를 데리러 와서는 아버지가 지난달 말에 위궤양으로 돌아 가셨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내 인생을 가장 절실히 표현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회사생활을 하며, 가정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을 하며, 누구나 가면을 만들어 사회와 융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죠.

여기에서 본질을 서로 잘 생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가면 이라는 것입니다.

그저 방법적인 가면으로서 서로의 생활이 더욱 윤택해지도록 만들죠.

하지만 여기서 본질(목적)이 흔들린다면,

"내가 왜 일을 해야돼?", "내가 왜 웃어야 돼?", "내가 왜 아부해야돼?" 와 같은 변형이 이루어질 수 있죠.

쉽게 말해 가면의 목적이 더욱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가면을 쓰고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인데,

왜 자신이 가면을 써야 하는 지 모르는 사실에 목적을 부여할 경우에는 불만과 불평으로 삶을 평가 절하하게 되죠.

이는 곳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현실은 나와 세상의 삶의 소통에서 자신이 노력했다면, 평가는 세상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조는 스스로 자신이 인간으로서 실패하고 식격대상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가면을 탓하며 침몰해 가지만 세상을 이야기 합니다.

책 138 page

 

마담이 무심하게 말했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  하느님같이 착한 아이 였어요"

 

세상은 요조를 좋아하고 있었으며,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요조스스로 자신의 가면 탓을 하며 헤매는 동안 생겨난 불평과 불만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어

마치 자신이 다른사람과 생활하는 것이 어렵다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죠.

 

참으로 어려운 부분을 특유의 문체로 써내려간 책을 읽으며, 참 잘 묘사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작가(다자이 오사무)의 삶을 확인해보니, 꽤 순탄치 않았더군요.

어쩌면 작가는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하지 않았는니도 모르겠습니다.

 

항시 행복과 기쁨이 넘치는 하루 보내세요 ^^